(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얼마나 기뻤으면 평소 잘 하지 않는 비속어까지 섞어서 소리를 질렀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기념 퍼레이드에서 손흥민이 욕설과 함께 포효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유로파리그 우승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선글라스를 쓰고 버스 위에 나타난 손흥민은 주장 자격으로 수많은 팬들 앞에서 가장 먼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토트넘은 지난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결승전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따낸 트로피였다.
역사적인 순간이었기에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은 지난 이틀 동안 광란의 밤을 보냈다. 얼마나 소리를 질렀는지 손흥민은 이날 열린 퍼레이드에서 목에 잠긴 목소리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환상적인 기분이다.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지난 이틀 동안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다섯 시간 정도 잔 거 같다. 벌써 금요일이다. 기쁨 속에 시간을 보냈다"며 "이 순간을 기다리고 꿈궜다. 마침내 이뤄졌다. 약간의 압박감이 있었지만 이제 사라졌다. 내가 이곳에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꿈을 이뤘다는 게 기쁘다"고 감격의 소감을 밝혔다.
이어 "17년 동안 아무도 하지 못한 걸 우리가 팀으로 헤냈다. 난 이 팀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10년입니다, 여러분! 10년. 첫날부터 지금까지 말해 왔다. 정말 사랑한다! 우리가 유로파리그서 우승했다. 여러분 모두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라고 기뻐했다.
특히 손흥민은 퍼레이드 내내 'FXXXXXX'이라고 비속어를 붙여 소리를 질렀다. 도저히 일반적인 언어로는 기쁨을 온전히 표현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이렇게 기뻐하는 이유가 있다. 이번이 커리어 첫 우승컵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2020-2021시즌 리그컵에서 각각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결승에 오르고도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했던 손흥민이 마침내 세 번째 도전 만에 꿈을 이룬 것이다.
그토록 원했던 트로피를 품에 안은 손흥민은 지난 이틀 동안 넘치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우승 확정 후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서 구단 버스 앞좌석에 앉아 팬들을 향해 경적을 울리며 환호했다. 우승 다음 날까지도 메달을 목에 걸고 다니며 기쁨을 만끽했다. 특히 팬들을 향해 ‘대~한민국’ 박자로 경적을 울리는 모습은 토트넘 팬들에게도 유쾌한 인상을 남겼다. 구단 직원 SNS에는 손흥민이 직원과 함께 메달을 깨무는 사진을 찍은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손흥민의 퍼레이드 욕설 장면은 영국에서도 화제가 됐다.
미러는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우승 퍼레이드에서 욕설과 함께 세리머니를 주도했다. 선수들은 수천 명의 팬들이 줄을 선 거리에서 오픈탑 버스 퍼레이드로 우승을 자축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