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2-21 19:00
연예

이수근, 이중 간첩 혐의로 체포→사형 집행 49년만 무죄

기사입력 2026.02.21 17:08 / 기사수정 2026.02.21 17:12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꼬꼬무'가 대한민국을 뒤흔든 이수근이 '자유의 용사'에서 하루아침에 '이중간첩'으로 몰린 비극적 사건을 조명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방송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의 212회는 '이수근 간첩 조작 사건'편으로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귀순했지만 이중간첩 누명으로 교수형에 처해졌던 이수근의 한편의 영화 같은 삶을 조명했다. 리스너로 배우 김성령, 황재열, 이주안이 출격해 당시의 시대상에 울분을 토했다.

사건의 시작은 1967년 3월, 남과 북이 마주하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이었다. 군사정전위원회 회의가 열린 이날, 북한 기자 한 명이 탈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헬기에서 내린 인물은 조선중앙통신사 부사장이자 북한 최고위급 언론인이었던 이수근이었다.

이수근은 총격 직전의 일촉즉발 상황 속에서 차량은 시속 120km로 판문점을 질주했고, 북한군이 발사한 총알은 40발에 달했다. 이수근은 곧 '자유의 용사'로 불리며 국민적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귀순 1년 뒤, 상황은 급변했다. 이수근이 처조카 배경옥과 함께 위조 여권과 변장한 모습으로 공항에 나타났는데 이번에는 '이중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그의 판문점 탈출마저 북한의 지령에 따른 연극이었다고 밝혀지자 시민들의 환호는 분노로 바뀌었다. 

거리 곳곳에서는 이수근 인형을 불태우는 화형식까지 벌어졌다. 1969년 3월, 귀순 2주년이 되는 날 그는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형은 불과 54일 만에 집행됐다. 오랫동안 이것이 사건의 종결로 알려졌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그러나 1986년에 이르러, 판결을 뒤흔드는 증언이 등장했다. 조갑제 기자의 '이수근은 간첩이 아니다'라는 보도가 나온 것.

이수근은 귀순 후 이른바 '반공 강연 1타 강사'로 활동했다. 문제는 김일성을 강하게 비난할수록 북한에 남은 가족의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 미묘한 태도는 정보기관의 의심을 키웠고, 상시 감시 대상이 됐다. 집과 차량, 통화까지 도청됐고 폭행과 협박이 이어졌다.  

결국 이수근은 "북쪽이 싫어서 왔는데 남쪽도 자유는 없었다"라며 중립국으로 망명하려 했지만, 베트남에서 체포됐다. 

이수근은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 의사를 밝혔지만 항소 없이 사형은 확정됐다. 중앙정보부는 감찰 대상이던 인물이 해외로 빠져나간 실책을 덮기 위해 그를 간첩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었다. 중앙정보부에서 전기와 물, 몽둥이를 동원한 가혹한 고문을 당한 이수근이 간첩이라는 허위 자백을 한 것이 밝혀졌다. 

2018년에 이르러 이수근은 무죄가 됐다. 사형 집행 49년 만이었다. 이수근은 묘비에 이름조차 남기지 못했다. 연고 없는 시신들이 합장된 자리, 비석조차 없는 공간에 묻혀 이들의 처절한 삶이 안타까움을 더욱 높였다.

사진=SBS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